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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엄마, 우리 사진 왜 안 걸어놨어?”
아이의 말 한마디에
무심코 넘겼던 가족 앨범을 꺼내게 됐어요.
수많은 사진들이 있었지만,
시간이 지나면서 폰 안에만 잠들어 있더라고요.
그때 문득 떠올랐어요.
‘이걸로 캘린더를 만들면 어떨까?’
단순히 날짜를 확인하는 용도가 아니라,
**가족의 추억과 기념일이 담긴 진짜 ‘우리만의 달력’**을 만들어보기로 했죠.
사진을 고르는 시간이 가장 행복했어요
가장 먼저 한 일은 사진 고르기.
가족 모두가 모여서
“이 사진 기억나?”
“아 이때 너무 웃겼지!”
하며 웃고 떠드는 시간이 시작됐어요.
1월엔 눈싸움하던 사진,
5월은 가족 여행 때 찍은 바닷가 사진,
9월엔 추석에 찍은 웃긴 가족 단체샷.
한 달에 한 장씩만 고르려고 했는데
하나 고를 때마다 사연이 떠올라
몇 장씩 골라버리게 되더라고요. 😄
그렇게 골라낸 사진들은
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, 가족의 기억 조각들이었어요.
직접 꾸미는 재미, 감성은 덤
사진을 고른 후엔
진짜 손으로 달력을 꾸미기 시작했어요.
거창한 그래픽 툴 없이
그냥 A4용지나 도화지를 사용했어요.
인터넷에서 간단한 달력 양식을 프린트해서 붙이고,
거기에 사진을 오려 붙였죠.
“여기 3월에는 너 생일이지? 생일 케이크 그림 그려줄까?”
“12월은 크리스마스니까 눈사람이랑 트리 붙이자!”
스티커 붙이고,
형광펜으로 날짜 강조하고,
마치 초등학교 미술시간 같았어요.
근데 가족이 함께 하니까
그 어떤 작품보다 의미 있었죠.
아이의 손글씨로 적힌 ‘엄마 생일 ❤️’
그 옆에 하트 스티커 붙여진 걸 보고
엄마가 한참을 웃으셨던 그 모습, 아직도 기억나요.
기념일과 계획, 추억이 함께 담긴 달력
캘린더를 만들면서
각 월의 기념일도 함께 표시했어요.
“이 날은 우리가 처음 여행 갔던 날이야.”
“작년 이맘때 이사했잖아.”
가족만 알고 있는 소소한 기념일들을 적어가다 보니
이 달력은 단순한 일정표가 아니라
가족의 시간 여행 지도가 되더라고요.
아이는 달력에
“토요일은 영화 보는 날 🍿”이라고 적기도 했고,
아빠는
“월말엔 카페 데이트 ☕”
이렇게 장난처럼 적어 넣었지만
그게 또 우리 가족만의 약속이 되었어요.
걸려 있는 것만으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달력
완성된 캘린더는
거실 한 켠, 눈에 잘 띄는 벽에 걸었어요.
한 달이 지나면
다음 달을 넘기면서
“이번 달 사진은 뭐였더라?”
기억을 다시 꺼내보는 즐거움도 생겼죠.
가끔은 달력 앞에 서서
지난달 사진을 다시 들춰보며
그때 이야기를 나누기도 해요.
이 달력은
매달 한 번,
가족이 과거를 이야기하고
앞으로를 계획하게 만드는 작은 대화의 장이 되었어요.
만들기도 쉽고, 오래 남는 행복
혹시 이 글을 보고 계시는 분 중
“우린 사진이 별로 없는데…”
“시간이 없어서 못 만들 것 같아…”
이렇게 생각하신다면, 걱정하지 마세요.
한 장이라도 좋아요.
스마트폰으로 찍은 평범한 일상 사진 한 장이면 충분해요.
그 사진 위에 가족이 직접 적은 말 한 줄,
스티커 하나만 붙여도
그게 세상에서 하나뿐인 추억이 되거든요.
매달 한 페이지씩만 만들어도
연말이 되면
감동 가득한 한 해의 기록이 완성돼 있어요.